중국이 이번 한 · 중 공동성명을 통해 합의한 여러 메시지 중 어느 쪽에 가장 신경을 썼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원 ·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고, 중국 교통은행 서울지점을 위안화 청산은행으로 지정하며, 총 800억 위안 (약 13조원)을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위안화 적격성 역외기관투자가를 부여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서울은 중화권인 홍콩과 타이베이를 제외하고 싱가포르,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와 함께 위안화 역외 중심도시로 떠올랐다.
중국은 4조 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 덕분에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유동성 위기를 모면했다.하지만 중국 경제의 무게중심이 수출에서 내수로 이동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축소됐고, 앞으로 외환보유액으로 중국 경제를 보호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시장 개방을 꺼리는 중국은 해외 위안화 허브를 구축해 대외 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갖고 있다.한국을 중심으로 격상시키면서 중국은 미 · 일 양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 금융허브에 위안화 허브를 구축했다.한국으로서도 기업 환전 수수료를 줄일 수 있어 중국 자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이점이 있지만 중국이이 거래에서 더 이익을 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한국금융연구원 지만수 연구위원은 이번 협정이 양국에 윈-윈이지만 중국은 협정 자체만으로 효과를 낸 반면 한국은 기회를 얻은 셈이라며 중국 자본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하려면 홍콩 등 다른 역외 허브와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 거래 활성화는 한국 시장에 대한 달러의 영향력 감소로 이어져 미국을 견제할 수 있다.미국이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에 한국이 가입하는 것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